- 아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사 이현희
지난해부터 학교폭력전담경찰관 업무를 하게 되면서 아산지역의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다. 겉으로 보면 모두 활달하고 밝아 보이는 친구들이지만 깊은 밤 핸드폰을 울리는 전화를 받다보면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적지 않은 아이들을 보게 된다. 아버지가 엄마를 폭행해서 말리다가 같이 맞는 아이들. 하지만 가족사는 가족끼리 해결해야 한다는 잘못된 편견으로 아이들이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가정폭력의 가장 어두운 곳에 아이들이 있다.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던 아이들이 다시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최근 벌어진 ‘부천 초교생 시신 유기 사건’처럼 끔찍한 결말을 맞기도 한다. 이 사건의 가해자인 아버지 최 씨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체벌을 많이 받았고 그러다가 다치더라도 병원에 간 적이 없었다고 말해 적절한 훈육방식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주에서는 가정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자 중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여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가장 핵심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단위 학교에서부터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직접적인 교육을 통해 ‘가정사가 아닌 범죄’라는 인식을 명확하게 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사실상 올바른 부부관계나 자녀양육을 학교에서 학습한 적이 없다. 누구든지 처음 남편과 아내가 되어보고, 처음 자식을 길러본다. 만약 학교 단위에서부터 이러한 올바른 관계에 대한 의무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가정폭력(아동학대)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더 이상 가정폭력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가정이 행복해야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행복할 수 있고 나아가 미래의 희망을 갖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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