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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기고, 논평, 성명

싸가지

싸가지는 싹수의 방언이다. 싹수란 '앞으로 잘 트일 만한 낌새나 징조'라고 사전에 명시돼 있다.

 

아산시의회 148차 정례회 질의응답중 의장이 모 단체의 의회 간섭에 관해 '싸가지 없는 행동'이라 표현했다. 이에 해당 단체에서는 의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민예산참여제, 친환경무상급식등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민의 대표성을 갖는 의회는 그 어떤 외부적인 압력이나 참견에 흔들려서도 흔들어서도 안된다.
 
시민들의 선택으로 당선된 의원들은 전문성과 지식을 바탕으로 집행부의 감시와 견제, 시민편의의 조례 제정이 의회의 고유의 권한이다. ‘우수 및 친환경농산물 학교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집행부와 의회간의 오해와 갈등으로 통과되지 못한 것을 집행부는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일부 의원은 아직도 현명하지 못한 행동을 하고 있다.
 
정례회 마지막날 5분발언에서도 모 시의원이 의장의 '싸가지 발언'을 비난했다. 의회의 고유 권한을 지키기 위해 의장의 발언을 의원이 비토하는 것이야 말로 '싸가지 없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의회는 하나의 기관으로 독립적 지위를 갖으며 의원간의 토의를 거쳐, 의회 내에서 모든 사안을 결정하는 것이 의회 민주주의의 성숙된 모습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전반에 걸쳐 심도있는 연구와 노력으로 조례를 발의하고 의원간의 이해와 설득으로 중지를 모아야 한다.
 
섣부른 외부의 개입이나 간섭은 의원간의 불신을 야기시켜 내부의 갈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무능이라는 오명을 쓸 수 밖에 없다.
 
정례회 마지막날 의회가 열리기 전, 시장은 '아산시의회 제148회 정례회에 대한 소회'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의회에 자세회 설명하지 못한점등 절차상의 미흡을 시인하고 다음 회기에 꼭 통과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모든 일에는 순리가 있다. 용감무식 보다는 지혜로움이 절실한 것이 현재 아산시의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반목과 갈등은 파멸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감을 명심해야 함은 물론, 시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11일간의 회기를 마치고 의장실에서 시장과 의장, 부의장, 위원장이 만나 회기중 불협화음에 대한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마디로 '싸가지가 있는 행동'이다. 집행부와 의회가 동반 성장하는 길, 즉 싸가지가 보이는 상황에서 모 단체에서 시의장의 사과을 요구하는 성명서 발표는 '싸가지 없는 행동' 일 수도 있다.
 
집행부와 의회는 시의 발전과 시민의 복지향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며, 목적이 하나인 것은 모두가 확인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회기에서 얻은 많은 경험을 토대로 다음 회기에서는 보다 슬기로운 모습을 시민들에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