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경찰서 인주파출소 순경 김덕영
최근 사랑싸움으로 둔갑 되었던 데이트 폭력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남녀사이에 민감한 문제를 공권력이 개입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이지만 데이트 폭력은 자칫 잘못하면 큰 중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데이트 폭력이란 서로 교제하는 미혼의 동반자 사이에서, 둘 중 한 명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폭력의 위협 또는 실행이다. 동반자 중 한쪽이 폭력을 이용해 다른 한 쪽에 대한 권력적 통제 우위를 유지할 때도 데이트 폭력은 성폭행, 성희롱, 협박, 물리적 폭력, 언어폭력, 정신적 폭력, 사회적 매장, 스토킹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데이트 폭력은 모든 인종, 연령, 경제수준, 사회 계층을 막론하고 발생한다.
데이트 폭력은 이만큼 광범위하게 발생하여 경찰에서도 특별한 조치를 하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도내 일선 경찰서에 연인간 폭력 근절 TF팀을 운영한 결과 30건의 신고를 접수해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 2월 서산에서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유로 강제로 승용차에 태워 감금하고 도망치는 피해자를 쫒아가 폭행해 전치 7주의 상해를 가한 피의자를 구속했고, 아산에서는 헤어진 남자친구로부터 수시로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플랜카드 홍보물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전국 경찰서에서 접수된 데이트 폭력신고 건수는 1279건으로 이 가운데 868명(구속61명)이 형사입건됐다.
데이트 폭력의 문제는 보복이다. 형사입건 되더라도 가해자는 피해자의 정보를 꿰뚫고 있어 언제든 다시 보복성 추가범죄가 일어날 우려가 크다. 하지만 가정폭력 피해자 맞춤형 시설은 있어도 데이트 폭력 피해자들을 전담하는 곳은 없다. 여성가족부는 성폭력을 겪은 데이트 폭력 피해자에 한해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보복성 추가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현재 담당형사 핫라인 구축, 스마트워치 지급, 112신변보호대상자 등록, 주거지 순찰 등의 방식으로 데이트 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다.
파출소에서 112순찰요원으로 근무를 하다보면 데이트 폭력신고를 접하게 되는데 보통 피해자의 진술을 들어보면 피의자가 평상시에는 다정다감하다가 의견충돌이 있으면 순간적인 감정을 참지 못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는 피의자에게 호감이 있는 상태이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그냥 넘어가기 일쑤이다.
하지만 데이트 폭력은 1회성 범죄보다는 수회 반복하여 발생하다가 결국 큰 범죄로 많이 발생하여 데이트 폭력을 당하였을 때 피해사실을 혼자 삭이거나 112신고를 주저하지 말고 즉시 112로 신고하거나 여성 긴급전화1366으로 전화를 하여야 한다.
데이트 폭력은 가정폭력과 일반 범죄 사이의 사각지대이다. 엄연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싸움이라는 인식 탓에 일반 폭력사건보다 데이트 폭력에 여전히 소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어 가정폭력에 준하는 별도의 처리 매뉴얼이 필요하고, 사랑이라는 달콤한 속삭임 뒤에 숨어있는 검은 그림자를 지나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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