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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행정

이기애 의원, 비위 적발에 하위직만 오물 '한탄'


  지난 25일, 아산시의회 제193회 임시회 시정질의에 나선 이기애 아산시의원은 "아산시에 최근 계속되는 비위·비리 적발에 온갖 수모와 비난을 함께 받고 있다. 전국을 뒤덮고 있는 비위문제가 힘없는 하위직들이 벌일 수 있는 일인가. 결정권자의 의지가 분명히 있는데, 작금의 상황을 보면 하위직들만 오물을 뒤집어쓰고 있는 상황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질의했다.

 

  현재 아산시는 최근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터지는 비위사실로 사법당국과 감사원에 '비위의 온상'으로 낙인찍히는 결과를 초래하며 시민들의 분노와 실망 상승시키고 있다. 특히 사정이 이러함에도 힘없는 하위직들은 불이익을 받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결정권을 가진 고위직 공무원들의 불이익은 적다는 밑바닥 여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는 곧 실무를 담당하는 하위직들의 사기 저하와 대민 불신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아산시정의 질 저하로 인한 신뢰 추락을 초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정의 감시·견제 역할을 맡고 있는 의회에까지 불똥이 튀며질타를 받고 있다.

 

  이에 이기애 의원은 '아산시청 비위 혐의로 압수수색', '아산시 공무원 비리 또 터지나', '아산시, 공무원 비리 천국인가' 등 부정적인 시정을 꼬집는 언론의 머리기사 제목들을 거론하며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의원은 "시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과 시의원의 품위와 신뢰는 한없이 추락했다”고 지적하며 “공직자의 부정부패와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법과 제도, 직위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몰염치한 공직자가 아직도 존재하기 때문이며, 어느 권력을 이용해 적당히 타협하며 무마하려는 적당주의가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하며 책임을 물었다.

 

  또한, “공직자의 주변에는 학연, 지연 등 연줄과 인맥을 총동원해 공직자와 관계를 맺고 특혜를 바라며 청탁해 오는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드는 곳이 공직자 주변이다. 그 청탁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직자의 올바른 철학과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청렴한 공직자라야 투명한 행정을 펼 수 있고, 청렴해야만 공직자의 권위가 서며, 청렴해야만 강직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복기왕 시장에게 "시장 임기동안 아산시 공직자의 유형별 공직자 비위 현황과 해당 공무원의 처분결과 및 비위 근절과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독립적 감사기구(감사위원회) 구성 이후의 감사 계획에 대해 답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복 시장은 먼저 유형별 공직자 비위 현황과 해당 공무원의 처분결과에 대해 "민선5기, 6기 들어 징계현황은 금년 3월 말까지 총 98건이고, 유형별로는 금품 및 뇌물수수 9건, 공금횡령 10건, 음주운전 37건, 품위손상 20건, 복무규정 위반 9건, 기타 13건"이며 "이들에 대해서는 비위 정도에 따라 파면 4명, 해임 3명 등 중징계 16명과 감봉 37명 등 경징계 및 불문경고 82건"이라고 밝혔다.

 

  또 비위 근절과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시민감사관제도, 실시간 조사시스템, 공직자 자기관리시스템,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감사위원회 구성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각 분기별로 나누어 읍·면·동, 사업소, 그리고 부서에 대해서 정기 감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애 의원은 이 같은 복 시장의 답변에 불만족한 반응을 보이며, 시정질의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최근 잇따른 비위 적발에 하위직 공무원들은 불안에 떨며 살고 있다"고 전하며 "상당수 하위직들은 자신들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결국 욕을 먹고,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실무담당자인 자신들(하위직)이라고 탄식하고 있다. 이 같은 탄식에 시장을 비롯한 고위직 공무원들은 떳떳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지금 직원들 근무 분위기는 바닥이다. 일할 맛도 안 난다. 침울하다. 시키는 대로 안 하자니 눈치 보이고, 하자니 조심스럽고~. 솔직히 말해 하위직들이 무슨 힘이 있다고 그 같은 결정들(비위로 터진 사건들)을 했겠는가. 최종 결정권을 가진 고위직들이 결제를 했으니까 실행했을 것 아니냐"고 탄식하며 "이런 면에서 볼 때 하위직들은 이기애 의원의 시정질의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