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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기고, 논평, 성명

(기고)휴가 갈 때 졸음운전은 두고 가세요.


- 아산경찰서 도고선장 파출소 경위 임준묵

 

  바야흐로 휴가철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들뜬 마음으로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운전자들이 도로에 가득할 것이다. 휴가 준비물로 여러 가지를 준비 했겠지만 운전 중 휴식을 꼭 챙기자.

 

  지난 17일 영동고속도로를 주행하던 관광버스가 졸음운전으로 5중 추돌 사고를 내면서 4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버스 기사는 처음에 졸음운전을 부정했지만 결국 시인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고속도로 사망사고 10건 중 3건은 졸음운전 때문이라고 한다. 졸음운전이 왜 위험한 것일까?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의 운전자가 3초만 졸아도 83m를 진행한다고 한다. 눈을 감고 운전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음주운전과도 같은 졸음운전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청객 같은 졸음을 쫒기 위해서는 운전 중 가끔씩 창문을 열어 차량 내부 공기를 주기적으로 환기하여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고,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들러 스트레칭을 하거나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버스와 화물차 운전기사의 경우 4시간 이상 운전하면 의무적으로 30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국토부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내년부터 새롭게 제작되는 길이 11m 이상 버스와 총중량 20t 이상 화물차에는 자동비상제동장치(AEBS)와 차로이탈경고장치(LDWS)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할 계획이다. AEBS는 차량 앞쪽에 장착된 레이더 등을 통해 앞차와의 간격이 일정 정도 이상 줄어든 것을 확인하면 경고음 등으로 운전자에게 이를 알리고, 그래도 속도를 줄이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제동 장치를 작동시켜 속도를 줄이는 장치다.

 

  하지만 이런 제도와 장치만으로는 모든 교통사고를 막을 수는 없다. 버스나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시간에 쫓겨 운전할 수 밖에 없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노출되어 있는 건 아닌지도 점검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사고 예방을 위해 졸리면 쉬어가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휴가는 쉬러 가는 것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