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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기고, 논평, 성명

(기고)남을 위한 배려가 공감받는 사회를 만든다.


- 아산경찰서 경비교통과 경비계장 경감 김형원.

 

  영국여왕 엘리자베스가 중국 관리들을 만찬에 초대한 일이 있었다. 이때 손님들이 핑거볼(finger bowl)에 담긴 손 닦는 물을 식수인 줄 알고 마시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서양식 식사법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여왕은 손님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자신도 핑거볼의 물을 마셨다. 이 얘기는 지금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상징하는 일화로 유명하다.

 

  '배려'는 새로운 것도, 새삼스러운 것도 없는 평범한 말이다. 그런데, 막상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려 하면 쉽지 않은 것도 배려이다.

 

  필자는 경비계에 근무하면서 집회시위 현장에 자주 나간다. 집회 시위 현장에 나가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한다. 그 표현이 평화롭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거리를 장악하고, 경찰과 몸싸움과 욕설이 오가는 현장도 있다. 그런 현장에 있다 보면  ‘배려’란 말이 더욱 생각난다. 조금만 내 옆에 있는 사람, 그 장소에 있는 사람, 주변에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한다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의 집회는 2012년 8328건, 2013년 9738건, 2014년 10,504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집회가 많을수록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힘들다고 목소리를 낸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이며, 집회의 자유는 국가의 최고규범인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다. 집회의 자유는 사회 구성원으로써 다른 사람과 더불어 의사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그러한 자유라고 하여 모든 것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많은 국민이 모이는 대형집회의 경우 집회로 인하여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나 주거의 평온을 방해하며 주변상가의 영업권을 침해하기도 하고 교통문제를 유발하는 등 다른 사람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국가질서와 공공의 이익을 훼손하는 경우까지 무한정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배려란 남을 위하는 마음이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자상하게 마음을 쓰는 것이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해서 무시하지 않고 인정해 주는 것도 배려이다.

 

  나의 관점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과연 상대가 어떻게 느낄까를 미리 한번 생각해 보고 행동한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힘으로 되돌아오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