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회 전국체전이 충남 아산에서 2016년 10월7일부터 13일까지 7일간, 제36회 전국장애인체전이 10월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개최된다. 전국체전은 우리나라 스포츠의 근간을 이루며 지금까지 한국 최고의 스포츠 대제전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스포츠 스타 양성의 장이 되는 것은 물론 우리 스포츠의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전국체전의 역사를 잠시 살펴보면 1920년 '조선체육회'가 창설된 기념으로 가진 첫 대규모 체육 행사인 '전 조선 야구 대회'는 배재 고등 보통학교에서 10개의 학생팀, 실업팀이 참가해 경쟁을 벌인 이후, 10년 넘게 이 대회가 이어지다가 1934년 육상, 야구, 축구, 농구, 테니스 등 5개 종목의 종합대회로 형식이 바뀌게 되면서 현재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1938년 일제의 조선체육회 강제 해산으로 8년 동안 개최하지 못하다 1945년에 해방된 후, 다시 조선체육회가 부활하게 됐고, 광복의 기쁨을 함께하며 10개 종목에 걸쳐 선의의 경쟁을 펼친 '자유해방 경축 전국종합대회'로 전국 체전은 다시 열리게 됐다. 그리고 1948년 정부 수립 직후에 '전국체육대회'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되면서 공식 명칭으로 불리게 됐다.
6.25 전쟁으로 1950년에 대회가 열리지 못하고 1951년 제32회 대회를 광주에서 치르며 우리나라 체육인들의 열정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 1955년에는 경기 강화군 마니산에서 성화를 채화하는 방식이 처음 채택됐으며, 1966년에 표어, 1996년에 마스코트(달곰이-강원도)가 최초로 도입되면서 체전의 상징물이 됐다.
전국의 모든 체육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대회 규모에 대한 제한도 변화돼 왔다. 1972년부터 초·중학생 선수들만 참여하는 '전국소년체전'을 분리 개최했고, 1994년부터 종목별 예선제도를 신설해 2만 명 안팎의 선수단이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정·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체육인들 외에 해외 동포들도 함께하는 '한민족 체전'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1989년부터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참여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근거리에 있는 북한 선수단은 분단 65년 동안 단 한차례도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스포츠대회에 남한과 북한이 단일팀으로 출전한 1991년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선수권대회에 '코리아'란 이름으로 여자팀 단체전 우승, 남자팀 단체전에서 4가에 올랐다. 또한 1991년 6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20세 이하)에 남북단일팀으로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2000년 제27회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는 남북한 동시 입장하기도 했다. 특히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회식때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인의 벅찬 기립박수의 감격을 안겨준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힘차게 흔들며 97번째로 입장한 '코리아'는 남북한이 하나된 모습을 스포츠를 통해 통일의 첫걸음을 내디뎠음을 전세계에 알렸다. 남북한 선수들이 서로 손을 맞잡은 모습은 이념이나 정치적 이슈보다도 민족 화해와 단결의 의지가 훨씬 강력함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이제 제97회 전국체전이 300일도 남지 않았다. 물론 정치적인 차원에서의 북한 선수단 초청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순수한 지방자치단체로서, 더욱이 북한을 방문하고 그들과의 관계개선에 노력했고 많은 성과를 거두었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안지사와 복시장이 북한에 초청장을 보내는 것은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이것은 '충남 아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정식으로 초청했다'라는 희망과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만약 단 한사람의 북한 체육관계자라도 참석하거나, 설령 선수단이 오지 않는다 해도 2016년 열리는 제97회 전국체전이 단초가 되어 우리세대 아닌 다음세대에서라도 통일이 된다면 기필코 시도해야 한다. 이번기회에 충남 아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이 통일의 초석이 되었다는 역사에 길이남을 '통일로 가는 체전'으로 우리 다함께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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