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시정연구원 원장 이교식
공무원 윤리헌장은 1980년 12월 29일 대통령훈령 제44호로 선포됐다.
공무원윤리헌장에 ‘모든 공직자는 국민의 녹봉(祿奉)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과 ‘국민 위에 군림하는 행정이 아니라 국민의 밑에서 현장을 직접 찾는 행정을 몸소 실천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공무원 대부분은 청렴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임용되기 위해서는 성실, 근면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임용 후에도 각종 교육과정과 대민접촉과정에서 청렴과 국민을 위해 일 한다는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나무에도 벌레가 있듯이 자원배분 능력과 인·허가권을 가진 공직의 특성상 공직자는 부패에 노출되기 쉽고 일부 공직자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시대 관료들은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 어떠한 덕목을 적용했는지 옛 조상들의 지혜를 통해 알아보자.
입법. 사법. 행정의 권한 집중도가 높았던 조선시대에는 사불삼거(四不 三拒)라는 덕목으로 관료들의 청렴도 기준을 삼았다.
사불(四不)의 첫 번째는 재임도중 부업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일불이다. 두 번째는 땅을 사지 않는다는 것이 이불이다. 세 번째는 집을 넓히지 않는다는 것이 삼불이다. 네 번째는 그 지방의 명물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 사불이다.
삼거(三拒)의 첫 번째는 상전이나 세도가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일거이다. 두 번째는 부탁을 들어주어도 답례는 거절하는 것이 이거이다. 세 번째는 경조사 때 부조를 받지 않는 것이 삼거이다.
사불삼거(四不 三拒)는 오늘날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서로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그 기본 정신과 지혜는 우리가 음미해 볼만 하다. 또한, 약 200여년전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년간 유배생활 말기에 저술한 목민심서에는 목민관으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이 담겨져 있어 오늘날까지 공직자의 청렴정신을 알려 주는 지침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내용은 ①나라의 흥망과 국민의 안위를 생각하고 공직을 수행하고 있는가? ②공직을 사회적 명망을 얻는데 이용하면서 으쓱대기만 하고 있지 않은가? ③전문적인 식견과 창의적인 사고를 갖고 항상 연구하며 봉사하고 있는가? 를 묻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인사권을 가진 리더가 국민을 위한 청렴, 전문적인 식견, 창의적인 사고, 연구, 봉사에 모범을 보일 때 공직사회는 그 방향대로 움직이는 흐름을 보인다. 공무원 청렴도 최하위권의 수모를 겪고 지난해 전국체전을 계기로 3등급을 받은 아산시에서 올해 각종 비위가 고개를 들고 있다. 옛 선인들의 사불삼거(四不 三拒)와 목민심서의 정신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고 올바른 리더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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